눈 내린 아침의 단상 - 고소한 별무리 공동체가 기다려진다- 박한배
태백산 눈꽃 여행을 온 듯 하다. 눈을 들어 보니 알프스가 펼쳐져 있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학교로 가는 길에 문득 두 공동체가 떠오른다. ‘예수원’과 ‘라브리(L'abri, 안식처)’이다. 예수원은 태백에 있고, 라브리는 스위스에 있다.
그 두 곳의 공통점 중 하나는 ‘고요함’이다. 깊은 산 중에 있어 눈 내린 아침 같이 고요하다. 침묵기도와 묵상은 그곳에 머무는 사람들의 일상이다. 독서와 저술이 활발하다. 고요함 가운데 깊음이 있다. 곳곳에 소리 없는 외침이 가득하다.
다른 하나는 ‘소란함’이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치열하게 토론한다. 문화변혁의 도전이 뜨겁다. 뜨거운 이슈들에 대한 강연이 열린다. 수많은 만남이 있다. 책 읽는 소리가 메아리친다. 세상과의 치열한 소통이 있다.
두 공동체에는 또한 울림이 있다. 고요함과 소란함, 비움과 채움이 내는 울림이다. 깊이가 주는 감동, 넓음이 주는 온기가 있다. 우리 별무리 마을 공동체에는 어떤 울림이 있을까? 눈 내린 아침, 어디선가 고소한 향이 마음의 자락에 내린다. 곧 찾아올 봄이 기다려진다. 울림으로 가득한 별무리들이 기다려진다. |